용산, 美 맨해튼처럼 개발한다

[용산공원 8개 박물관·문화시설 개발안 공개… 6월 심의 통해 확정]

– 8개시설에 총 2848억원 투입

미래의료·바이오기술 전시관 갖춘 국립과학문화관 들어설 전망

위안부 피해자 증언 들을 수 있는 국립여성사박물관도 추진

용산4구역에도 주상복합·시민공원… 용산 일대 개발사업 속도 붙어

서울 용산이 문화·공원·오피스가 어우러진 ‘한국판 맨해튼’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월가(街)의 오피스 빌딩, 대형 도심 공원인 센트럴파크, 자연사박물관·현대미술관 등 문화·예술 시설이 밀집해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내년 말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한 뒤 조성될 용산공원에는 세계 최초로 미래 의료·바이오 기술 전시관을 갖춘 국립과학문화관이 들어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피해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국립여성사박물관, 지역별 아리랑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리랑무형유산센터 등 총 8개의 박물관과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용산공원 부지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조세환 한양대 교수는 “용산공원이 시민 쉼터인 동시에 역사·예술·교육 등 문화콘텐츠가 융합된 공간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이 같은 청사진을 담은 용산공원 시설과 프로그램(이하 콘텐츠) 선정안을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 윤곽이 드러난 공원 내 주요 시설은 미래창조과학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등 7개 기관이 제안한 8개 콘텐츠다. 국토부는 29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올 6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박물관·공연장만 8개 조성

서울 여의도(290만㎡)와 비슷한 규모인 용산공원은 기본적으로 숲과 연못, 실개천, 습지 등이 어우러진 ‘자연 생태공원’으로 조성된다. 국토부는 남산~용산공원~한강으로 이어지는 생태축을 살리면서 공원 안에 사회·문화·예술·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8개의 박물관과 공연·전시 시설은 공원 남쪽 부지(사우스포스트)에 주로 배치된다.

이번에 발표된 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미래부가 제안한 국립과학문화관이다. 건축 연면적 3만3327㎡, 총 사업비 1782억원 규모다. 총 4개의 테마로 구성되는 전시관에는 세계 최초로 미래 의료와 바이오 기술을 주제로 한 휴먼 인프라관이 선보인다. 미래부 관계자는 “전시관에는 의학·뇌공학·재생의료 등 첨단 바이오 기술이 3D시뮬레이션 등으로 전시된다”고 말했다. 여성부가 제안한 국립여성사박물관(연면적 3000㎡)에는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이 포함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각종 사료가 전시되고, 터널 형태의 공간을 지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영상을 볼 수 있는 ‘증언 터널’도 만든다.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인 아리랑을 지역별로 체험, 감상할 수 있는 아리랑무형유산센터와 어린이들의 문화예술 체험 활동이 가능한 국립어린이아트센터 건설도 추진된다. 국민체력인증센터와 스포츠 체험을 할 수 있는 용산스포테인먼트센터, 호국보훈 유공자를 추모하는 조형물 광장도 공원 안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8개 시설에 총 284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용산공원은 내년 말까지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모두 이전하면 2018년 일반인에게 임시 개방된다. 본격적인 공원화 사업은 2022년부터 시작돼 2027년에 완성된다.

◇다시 속도 내는 용산 개발

2013년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좌초된 이후 지지부진했던 용산 일대 각종 개발 사업도 최근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용산역 맞은편 용산4구역 재개발 계획이 발표됐다.

서울시는 2006년 재개발 지구 지정 이후 10년 동안 방치됐던 용산 4구역에 최고 43층 규모 주상복합·업무시설 8개 동(棟)과 광화문광장 크기의 시민공원(1만7615㎡)이 들어서게 된다고 밝혔다.

용산역 일대는 이미 초고층 빌딩 숲으로 변신 중이다. 지상 40층 2개 동의 ‘래미안용산’은 절반 이상 공사가 진행돼 내년 5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바로 옆에는 주상복합 ‘용산푸르지오써밋'(지상 39층 1개동)도 비슷한 속도로 골조가 올라가고 있다. 용산역 앞 한강대로변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지상 22층) 공사도 한창이다.

용산공원 예정 부지에 접해 있는 기존 미군 시설인 유엔사와 수송부·캠프킴 등 3개 부지 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기지 동쪽의 유엔사 부지(5만1753㎡)는 지난 22일부터 공개매각을 위한 감정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오는 6월쯤 부지를 국방부로부터 이전받아 8월에 매각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부지는 지상 90m, 20층 이하의 고도제한을 받아 고층 건물은 지을 수 없다. 용산공원 서쪽에 있는 캠프킴 부지(7만8918㎡)는 각종 건축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고 50층까지 초고층 복합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용산 일대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2009년 3.3㎡당 평균 2214만원까지 내려갔던 아파트 값도 지난해부터 반등해 현재 2291만원을 기록 중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내년 미군기지 이전 시점이 다가올수록 용산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용산 집값과 재개발 대상 주택 가격이 여전히 높아 수익성은 꼼꼼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송원 기자]